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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사과는 없고 100만원 준다는 쿠팡, 치솟는 코로나19 확진자들의 '울분'

쿠팡 물류센터발 코로나19 사태가 19일째를 맞았다. 방역 당국이 바이러스 잠복 기준으로 삼는 '14일'이 넘었지만, 확진자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그사이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쿠팡 물류센터에서 비정규직과 일용직 등으로 일하다가 확진된 직원들은 위태로운 생명과 경제적 고립 속에서 신음하고 있다. 피해자와 국민은 쿠팡의 사과를 요구하는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과 포털 사이트 등에 올리며 울분을 터뜨리고 있다. 그러나 쿠팡은 지난달 30일 홈페이지에 올린 '입장문' 이후 침묵하고 있다. 뒤늦게 사내 메일을 통해 확진이 된 근무자들에게 100만원 씩 주겠다는 내용의 글을 돌렸으나 진정성 있는 사과와 n차 감염자에 대한 대책은 없었다. 쿠팡발 확진자·시민의 '울분' 1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쿠팡과 관련한 청원 글이 두 건 올라왔다. '쿠팡 확진자 은폐로 남편이 사경을 헤매고 있습니다'와 '노동자와 사회 전체를 위험에 빠뜨린 쿠팡을 처벌해주십시오'다. 하나같이 쿠팡의 진정한 사과와 책임을 물어달라는 내용이다. 그중에는 심금을 울리는 사연도 있다. 자신을 쿠팡 부천 신선센터에서 일하다가 확진이 된 40대 주부라고 밝힌 A씨는 24일 첫 확진자가 나온 뒤에도 쿠팡 측에서 "'안전상 전혀 문제가 없으니 계속 일을 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사측의 말만 믿었던 결과는 참혹했다. A씨는 "오늘 남편은 코로나 합병증으로 인한 심정지, 급성호흡부전으로 위급 상태로 큰 병원에 이송돼 에크모 치료 중이다. 남편이 떠나는 모습조차 볼 수 없었다"고 했다. A씨는 쿠팡의 '모르쇠'에 울분을 토했다. "죄책감에 잠도 잘 수 없고 너무 억울해서 견딜 수가 없다"던 그는 "현재 쿠팡은 ‘그 어떠한 사과도, 대책도 없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그 어떤 입장 표명도 없이 콜센터 직원들은 죄송하다는 말만 할 뿐"이라고 했다. 이 청원 글은 게시된 지 만 하루 만에 3000명 이상이 '동의'를 눌렀다. 국민은 쿠팡의 태도에 분노하고 있다. 포털 사이트에는 '쿠팡 확진자의 글을 보니 불안하고 안쓰럽다' '사과도 없고 책임도 지지 않는 쿠팡 너무 실망이다' 등의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보다 못한 한 국민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쿠팡의 사업 및 작업 강행으로 인한 사회적 피해액은 실로 엄청나다"며 "쿠팡은 피해자에 대한 민사상 책임뿐 아니라 형사상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올렸다. 이 청원 글 역시 만 하루도 되지 않아 2000명 이상이 동의했다. 청와대는 청원동의가 20만명이 넘을 때마다 답변해야 할 의무가 있다. 5월 30일 '입장문' 끝…사과 없는 쿠팡 쿠팡 물류센터발 누적 확진자는 11일 낮 12시 기준 2명이 추가되면서 146명이 됐다. 쿠팡에서 들려오는 비명은 비단 전염병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지난 2일 충남 천안 쿠팡 물류센터 조리실에서 30대 여성이 쓰러져 숨졌다. 지난달 28일에는 쿠팡 인천 물류센터에서 일하던 40대 계약직 근로자 B씨가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하나같이 외주업체 직원이거나 비정규직이었다. 문제점이 끝없이 불거지고 있지만 정작 쿠팡은 침묵 중이다. 쿠팡은 지난달 30일 형식적인 내용과 '쿠팡 택배는 안전하다'는 내용이 담긴 법인 입장문을 끝으로 공식 의견을 내지 않고 있다. 사과도 없었고, 추가 입장문도 없었다. 시민단체로부터 고발까지 당한 김범석 쿠팡 대표 역시 두문불출하고 있다. 11일 사내 메일을 통해 근로자 2600명에게 100만원씩 지급하겠다고 밝혔으나, 공식적 사과는 빠졌다. 또한 n차 감염으로 인한 피해자에 대한 보상 내용은 없었다. 쿠팡의 안일한 대처를 일본과 미국 자본에 100% 의지한 지분구조에서 찾기도 한다. 쿠팡은 미국법인인 쿠팡LLC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쿠팡LLC의 최대주주는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이끄는 기술투자펀드인 소프트뱅크 비전펀드(SVF)로 알려져 있다. 손 회장은 이미 과거 두 차례에 걸쳐 30억 달러(3조7000억여원)를 쿠팡에 투자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외국계 자본으로 채워진 회사이고, 김범석 대표 외에도 최고위 경영진이 외국인으로 채워있다. 아직 제대로 된 사과가 나오지 않는 것은 해외 출신 경영진과 자본의 영향이 있지 않겠느냐는 시선도 있다"고 말했다. 쿠팡 관계자는 "고객이 안심할 수 있도록 방역당국과 협의해 가장 강력한 방역 조치를 계속해 실행하고 있다. 고객과 직원의 안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0.06.12 07:01
경제

아마존 못된 점까지…시험대 오른 김범석 쿠팡 대표 리더십

e커머스 업계의 '공룡' 쿠팡이 코로나19와 함께 흔들리고 있다. 코로나19로 뜬 '언택트(비대면)' 문화의 수혜사로 주목받던 쿠팡은 부천과 고양 물류센터에서 잇따라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n차 감염의 중심지'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업계는 이런 쿠팡의 위기를 김범석 대표의 리더십에서 찾고 있다. 외국계 기업답게 조직 자체는 수평적 문화를 추구하지만, 김 대표를 향한 지나친 충성 탓에 위기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김 대표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수장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대표의 리더십을 따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아마존 못된 점도 닮아가나 최근 국내전자상거래 업계에서는 쿠팡과 아마존이 코로나19에 대처하는 자세가 비슷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계 최대 e커머스 기업인 아마존은 지난 3월 물류센터 내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10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왔다. 총 사망자는 7명이었다. 베이조스 대표는 물류센터발 전염병 확산과 직원 사망에 대해 입을 다물었다. 더 나아가 방역 강화를 요구한 직원을 연이어 해고했다. 쿠팡은 지난달 24일 부천 물류센터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뒤 현재까지 총 119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태원발 누적 확진자(272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숫자다. 지난달 28일 공식 홈페이지에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고 야단치시는 말씀도 겸허하게 듣겠다"는 법인 명의 입장문을 올렸다. 그러나 김 대표 명의의 사과문은 아직 한 줄도 나오지 않았다. 겉은 번듯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별로'인 쿠팡의 일자리 체계도 아마존과 퍽 닮았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18년 아마존의 직원 연봉 중간값이 2만8446달러(3043만원)라면서 건축 자재 업체 홈디포와 초콜릿 제조업체 허쉬보다 살짝 높거나 비슷한 수준이지만 동종 IT업계에 비해 크게 낮다고 보도했다. 특히 페이스북의 24만430달러(2억9300만원)와 비교하면 8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특히 아마존 내 물류 전문가들이 받는 연봉은 IT 전문가의 절반도 안 되는 4만4000달러(54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말이 IT 기업이지 실제로는 낮은 수준의 연봉을 받는 창고와 배달을 맡는 블루칼라 인력을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국내 IT업계에서 종사하다가 아마존으로 이직한 한 관계자는 "아마존은 세계 최고 기업이고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압도적 지위를 갖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아마존에 입사하면 돈도 많이 벌고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물론 시애틀에 있는 IT 기술자들은 신입 2년 차 연봉까지 낮진 않다. 미국이기 때문에 연봉이 1억 이상이지만, 비슷한 규모의 타 회사와 비교할 때 높다고 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업무량보다 아주 좋은 일자리는 아니다. (임금이) 짜다'라는 인식이 있다"고 했다. 쿠팡도 비슷하다. 공익단체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근로자 3760명 가운데 이 회사에서만 근무하는 정규직 근로자는 98명으로 전체의 2.7%에 불과했다. 비정규직 근로자의 비중은 97.3%(계약직 26.8%, 일용직 70.5%)에 달했다. 쿠팡은 창사 초기 배달을 맡는 '쿠팡맨'을 정규직으로 채용해 주목받았다. 하지만 시간 외 수당 미지급 문제가 불거지고, 지나치게 고된 업무 노동 환경으로 지적을 받자 비정규직과 일용직을 늘리기 시작했다.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기간도 갈수록 늘어졌다. 쿠팡 내부에서 "일이 힘들어서 많이 나간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이는 연 매출 7조원 이상을 거둬들이는 간판 기업의 사회적 책무에 걸맞지 않다. 또 창사 초기 쿠팡맨의 정규직화로 긍정적인 이미지를 얻었던 초심에 벗어난 모습이다. 위기 상황에 작동하지 않는 김범석 리더십 쿠팡 조직문화는 상당히 수평적이다. 직원들끼리 직책이 아닌 닉네임을 사용한다. 서로 간 소통도 비교적 자유롭다고 알려진다. 하지만 김 대표와 엮이면 역동적이던 조직 문화가 뻣뻣해진다는 평가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과 일을 하다 보면 김 대표가 거의 신의 영역이 아닌가 싶다. 조금이라도 비판이 나오면 참지 못하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회사 대표자를 향한 충성도가 지나치면 돌발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제대로 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한다. 이번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는 이런 단면을 극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로 읽힌다. 쿠팡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을 때 "철저하게 방역수칙을 지켰다"면서 부천 물류센터에 얼마나 많은 방역 작업을 했는지 강조하기 바빴다. 그러나 방역 당국의 조사가 시작되자, 이런 쿠팡의 작업도 쏙 들어갔다. 방역 당국의 조사 결과 쿠팡은 '아프면 쉬기' 등 제대로 된 수칙을 지키지 않았고, 물류센터에서 착용하는 집기와 옷가지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되는 등 전염병 관리에 소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지난달 24일 오전 부천 물류센터에 첫 확진자가 발생한 뒤에도 만 하루 가까이 센터를 폐쇄하지 않았다. 초기 대응에 실패한 것이다. 대표의 판단도, 조직의 뒷받침도 무용지물이었다. 쿠팡의 안일한 대처는 동종업계 경쟁사인 '마켓컬리'와 비교된다.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는 지난달 27일 서울 송파구 장지동 상온 1센터 직원이 확진되자 자필 서명이 담긴 사과문을 내고 "고객에게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방역이 불가능한 상품은 전량 폐기하고, 방역 점검 주기를 절반으로 단축하겠다"며 수습했다. 이어 "고객님이 우려하시는 부분과 관련해 모든 진행 상황을 숨기지 않고 투명하게 전달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김슬아 대표의 빠르고 즉각적인 대처는 바이러스 공포에 시달리는 소비자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다. 쿠팡 내부에서는 "김 대표가 (언론이나 여론의 중심에) 서는 것을 두려워한다"는 말이 흘러나온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생사가 달린 일이다. 김 대표는 평소 "한국의 아마존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자주 밝혀왔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이런 목표가 일부 수정돼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김 대표의 목표는 베이조스 무작정 닮기로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고 일침을 가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0.06.05 08:19
경제

코로나19 2차 대유행 기로…'핵'으로 떠오른 쿠팡 물류센터

코로나19 국내 2차 대유행이 갈림길에 선 가운데 쿠팡 부천 물류센터가 핵으로 떠올랐다. 방역 당국과 경기도는 부천 물류센터에 이어 28일 고양 물류센터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하고, 작업복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되자 집합금지 명령을 내리는 등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국민은 일파만파로 번지는 쿠팡 물류센터발 코로나19 확산을 보면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재시행 및 초∙중∙고등학교 등교를 중단해야 하는 것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28일 오후 정례브리핑을 열고 "경기 부천시 쿠팡 물류센터 집단 발생 관련 전일 9시 대비 46명이 추가 확진돼 총 82명의 확진자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중 물류센터 직원은 63명이었고 직원과 접촉한 2차 확진자는 19명이다. 지역별로는 인천 38명, 경기 27명, 서울 17명이다. 부천에 이어 고양 물류센터까지 뚫렸다. 방역 당국과 쿠팡 측은 이날 500명가량이 근무하는 고양 물류센터 내 사무직 종사자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했다. 지난 26일 오후 발열 증세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이 확진자는 27일 밤 확진 판정을 받고 인천의료원으로 이송됐다. 방역 당국은 이 확진자가 부천 물류센터 확진자와 접촉하면서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부천과 고양 물류센터는 e커머스 기업인 쿠팡 물류 거점이다. 사실상 허브 역할을 수행하는 장소이지만, 코로나19 방역 수칙은 물론 직원 관리도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권 부본부장은 "현장에서 환경 검체를 채취한 결과 작업하는 모자라든지 또 작업장에서 신는 신발 등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으로 확인했다"고 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물류센터 특성상 단시간 내 집중적인 노동이 이뤄지므로 직장 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거나 '아프면 쉬기' 같은 직장 내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집단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위험 시설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생활방역수칙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쿠팡의 초기 대응 미숙을 지적하면서 부천 물류센터에 대해 28일부터 2주간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렸다. 사실상 영업금지 또는 시설폐쇄에 해당하는 조치이다. 경기도에서 유흥시설이나 다중이용시설이 아닌 개별 기업 시설에 대한 집합금지 명령을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쿠팡 물류센터발 확진자 양상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여부도 재검토된다. 앞서 방역 당국은 향후 약 14일간 하루 평균 신규 확진 환자가 50명이 넘을 때 사회적 거리두기 전환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28일 쿠팡 물류센터를 포함해 총 79명의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라 향후 추이를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국내 의료자원을 고려했을 때 신규 확진 환자 하루 50명 이내, 감염경로 미파악지 5% 이내, 방역망 내 관리 80% 이상이면 통제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국내 1위 e커머스 기업으로 빠른 속도로 몸집을 불려왔다. 그러나 정규직 고용률이 낮고 비정규직과 일용직 형태의 채용만 늘리다가 결국 현 상황까지 이르렀다"며 "코로나19는 취약 계층이나 시스템 정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조직부터 가장 빠르게 파고드는 전염병인 것 같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0.05.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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